케냐는 어떻게 ‘몽둥이를 펜’으로 대체하고 재소자들의 인생 역시 바꾸었는가?

기사입력 2018.10.08 11:08 조회수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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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사형을 구형 받은 피터 오코(Peter Ouko)는 전 세계의 감옥을 통틀어 가장 최악인 환경으로 악명 높은 케냐의 카미티(Kamiti) 최고 보안 시설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해당 교도소는 식민지 시절 설계된 낡은 스타일의 모델을 따라 지어졌고고문은 만연했으며재소자들은 비위생적이고 불결한 바닥에서 잠 자길 강요 당했다또한재소자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과도하게 가까웠다.

오코는 조그만 교도소 방 안에서 13명의 다른 남자들과 함께 갇힌 채로 하루 중 23시간 30분을 보내기도 하였다음식은 제 끼니에 제공되지 않았으며재소자들 사이에서는 폭력도 빈번히 행해졌다

제가 감옥에 처음 들어간 1998년에 저는 매일매일이 고문일 만큼 지독한 시간을 보냈습니다그리고 그 이후 5년 동안은 변함 없이 매일이 끔찍했죠,” 그가 말했다.

오코는 성공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그의 두 자녀들과 살아가던 지난 날을 뒤로하고 사형 집행인이 오기만을 끝없이 기다리는 인생에 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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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 안에서 오코는 종종 그의 아내도 떠올리곤 했다. 1998년에 아내의 시체가 경찰서 근처에서 발견된 뒤 오코는 그녀를 살인한 혐의로 기소되었다당시 오코는 아내를 찾으러 아내가 살인된 현장으로 달려 갔었지만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그에게 발부된 체포 영장이었다오코는 그가 누군가에 의해 누명을 뒤집어 쓴 것이라고 지금도 믿고 있다.


처참한 기분이었죠누군가가 절 괴롭히려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는 재판을 기다리는 데에만 2년이란 세월을 보냈고그 사이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도 빼앗기게 되었다오코는 출소한 뒤 자신이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자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잘못된 사실을 믿고 살아갔음을 알게 되었다.

 

변호사가 되다

하지만 2003년 케냐의 정치판에 훗날 카미티 교도소와 오코의 운명을 통째로 바꾸어 놓을 한 남자가 등장하였다. “케냐 정치 역사 사상 처음으로 교정부에 먼저 손을 내민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새 부통령이 취임한 것이죠,” 오코가 말했다

그 부통령이 바로 삼촌 무디라는 그의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무디 아워리(Moody Awori)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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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무디가 처음 집권하고 모든 것을 바꾸어 놓겠다고 선언했을 때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이거 큰일이군,’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먼저무디는 감옥에서의 고문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어요그리고 교도관들이 들고 다니던 몽둥이는 펜으로 교체했죠,” 오코가 변화의 물결이 소용돌이쳤던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무디가 일으킨 가장 큰 변화는 재소자들의 편의를 위해 감옥 내에 매트리스나 침구류를 구비하고  건강 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재소자들을 이전과 다르게 인간으로 대우해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리(재소자)들이 교도소 밖으로 이동할 일이 있을 때마다우리는 정어리처럼 빽빽이 교도소 트럭에 쌓여져 이동되곤 했어요그 트럭은 우리 사이에서 마리아(Maria)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죠하지만 무디가 부통령으로 부임한 뒤그는 재소자들이 편하게 앉아서 법정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버스를 마련해 주었어요우리는 그 버스를 무디 호퍼(Moody Hopper)라고 불렀답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카미티 교도소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재소자의 교육에 관한 변화였다이 변화는 오코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결정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14오코는 감옥 안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하게 된 첫 재소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감옥에서 공부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고 그는 고백했다감옥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무수한 법정으로의 여정그의 감옥 동료들을 위한 무료 소청서 작성그리고 동료들에게 법정 내에서 어떻게 자신을 변호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주는 활동들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야 함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2000명의 재소자들 중 가장 능력 있는 변호사로 인정 받는 일은 겁나는 일이었지만감옥 안 뿐만 아니라 밖의 사람들도 오코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오코는 그의 졸업식을 TV로 지켜본 한 케냐인이 강아지를 풀어 자신을 물게 놔둔 상사를 고소하는 일을 도와 달라며 오코를 찾아 카미티 감옥을 찾아온 일을 회상했다.

의뢰인은 오코의 법적 조언을 받은 뒤 소송을 통해 1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다며 훗날 오코를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이 일을 통해 오코는 그가 받은 교육이 재소자들을 돕는 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케냐인들을 돕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감옥 프로젝트

 

오코가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게 된 것은 아워리의 개혁과 APP(African Prisons Project, 아프리카 감옥 프로젝트)의 노력으로 가능했다


APP는 영국인 법정 변호사 알렉산더 매클레인(Alexander McLean)에 의해 2007년 설립된 자선 단체로서아프리카 대륙의 감옥들에 교육과 건강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매클레인은 그의 10대 시절 우간다의 한 병원에서 치료 보조인으로 봉사 활동을 하며 만난 재소자들이-특히 가난할수록얼마나 사회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지 목격한 뒤 자선 단체를 설립할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 때 저는 처음으로 주변에 사회에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 채 살아가거나개처럼 살다가 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죠,” 매클레인이 말하였다.

APP은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에게 변호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한다. APP이 추산한 수치에 의하면우간다와 케냐의 감옥에서 APP이 제공한 교육을 받고 변호사가 된 사람들의 변호를 통해 출소한 사람의 수는 3000명에 육박한다

APP 2020년까지 자신들의 교육을 통해 배출된 변호사를 통해 출소하는 사람들의 수를 3만명까지 늘리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우간다의 사형수에 대한 의무적 사형 집행 제도의 폐지를 이끈 소송 건을 포함한 몇몇 대법원 소송 사건에도 참여했습니다.” 그가 덧붙였다.

APP 2020년엔 법과대학 사상 최초의 형태로 운영되는 교도소 내 법과대학 개교를 앞두고 있다.

 

 

장벽을 부수다

 

한 재소자가 열린 법정에서 다른 재소자를 위해 변호하거나재소자가 아닌 사람에게 법적 조언을 제공하는 일은 케냐를 비롯한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판도를 바꾼 케냐의 개혁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이러한 개혁이 훌륭히 이행된 카미티 교도소의 경우 교도소 내에 잘 구비된 도서관산업 작업장그리고 법학 학위 취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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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카미티 교도소는 교도소 내에 TED 학회도 유치하였고재소자들이 훗날 사회에 돌아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재소자들과 교도관들 사이를 가로 막고 있던 마음의 벽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한 배에 태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하나의 온전한 을 구성하려 하는 것이죠,” 카미티 교도소의 교도소장에 재직 중인 빈센트 검비(Vincent Gumbi)가 말했다. “재소자들과 교도관들 사이에 벽이 존재한다면우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의 달성을 위해 전진할 수 없어요.”

매클레인은 교도관들의 태도가 나날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목격했다고 말하였다.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은 가족처럼 함께 일합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가 운영하는 교육 중에 재소자들이 교도관들에게 법을 가르쳐야 하는 법 수업이 있는데요이 수업에서 몇몇 교도관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당신들과 함께 일하기 전에 저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재소자들을 마구 때리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 제 삶의 낙은 제가 얻은 법학적 지식을 이용해 재소자들에게 자유를 안겨주는 것에 일조하는 것입니다.’” 

케냐의 최고 보안 시설 감옥에 트레이닝과 지원금을 제공하는 UNODC(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국제연합 마약범죄 사무소)은 케냐 내의 교도관들과 재소자들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를 칭송하였다.

UNODC의 대변인은 교도소가 맡은 임무로는 교도소 내 치안 유지 및 관리 뿐만 아니라 재소자들의 재기를 돕는 일도 있습니다.또한 재소자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기회 뿐만 아니라 직업 트레이닝과 교육 기회를 포함한 재기의 기회도 제공받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멋있는 일이 아니다’

 

2016년 케냐 정부는 사형수들의 형량을 모두 종신형으로 감형하고 처음으로 재소자들에게 2017년 총선에 대한 투표권을 부여했다

오코 역시 케냐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에 의해 공식 사면되어 2016 10 18년간의 수감 생활을 끝마치고 출소하였다그 전 2009년에는 그의 형량이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형되기도 하였다.

출소 뒤 오코는 테드(TED,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에서 그가 감옥에서 겪은 일들에 대하여 강연을 하기도 하고그가 설립한 교도소 자선단체 시 포아(Si Poa)에서 열성을 다해 아프리카 재소자들의 인권을 변호하는 일도 하고 있다시 포아는 스와힐리 어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멋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출소한 재소자들이 사회에 다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학교에 가고 그 학교의 사람들과 대화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출소한 재소자는 본인과 사회 공동체 사이의 결속력을 느끼게 되는 거죠우리는 그들에게 분쟁 지역에 찾아가 평화 증진에 기여할 기회도 제공합니다,” 오코가 말했다.

미국의 교도소는 감옥의 재구조화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노르웨이와 같은 나라들의 사례를 모으고 있으나오코는 미국이 서구와 멀리 떨어진 국가들의 사례까지 시정 범위 안에 넣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글로벌화 시대입니다그러기에 문물의 전래가 서양에서 아프리카로의 방향으로만 흐를 필요는 없죠저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감옥 관리자들을 케냐의 감옥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이 곳에 모두가 배워갈 만한 전세계 최고의 감옥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죠,” 오코가 말했다.

당신이 케냐의 최고 보안 시설 감옥에 들어가면어떤 일에 바쁘게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이러한 활동은 재소자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출소 후 재범률은 낮춰주죠교도소 내의 긴장 역시 완화될 것입니다어떤 사람이라도 하루 23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 갇혀 있게 해선 안됩니다저는 그렇게 있어봤고이러한 형벌은 저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어요단지 저를 분개하게 만들었을 뿐이죠,” 그가 덧붙였다.

이러한 오코의 주장은 전세계가 보고 모방할 만한 재소자 재기 모델이 케냐의 교도소 내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말하는 매클레인의 관점과 동일하다.

매클레인는 케냐에서는 감옥 안에서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요.”라고 말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의 경우 2016년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재소자들이 감옥 안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그는 밝혔다.

영국에선 교도소를 운영하는 데에 수천수억 달러의 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범율은 너무나도 높고 사람들에게는 교도소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매클레인이 말했다.

케냐에선 감옥이 한 사람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전환될 기회를 제공하는지극히 인간 냄새가 나는 곳입니다미국과 같은 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죠케냐의 범죄자들은 감옥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모습이 정반대로 갱생하여 나오기 때문에사회의 치안은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러한 최고의 시스템이 서구의 나라에도 도입되는 모습을 보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번역기사 by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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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서 기자 afn@afric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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