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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건 ]
[에세이] 심장의 언어
[에세이] 심장의 언어
마다가스카르에서 돌아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난 사진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컴퓨터 하드에 숨겨 놓은 사진들을 풀어낼 자신이 없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사진을 보는 것도 그 사진을 골라 코멘트를 다는 것도 어렵다. 세월이 더해질수록 사진이 어렵고 아프게 다가온다. 한 장의 사진을 선별하는 작업은 내 안에 박힌 가시를 뽑는 것 만큼이나 신중하고 두렵다. 컴퓨터에 있는 사진을 보는것 조차도 힘이든다. 나에게 사진은 뭘까? 너무나 쉽게 찍어왔던 지난 날들의 자유로움이 나에겐 없다. 그래서 더 사진을 들여다 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들 나처럼 변해가는걸까? 오늘 오랜만에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한참을 보고있는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왜 그런걸까? 아이와 함께 바다를 걷는 나를 상상한다. 마다가스카르의 바다는 어머니의 품을 담았다. 차갑지도 않고 거세지도 않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반긴다.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작은 아이를 보면서 그 시절 내가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사진을 찍는 행위는 차가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게 아니라 뜨거운 심장을 누르는 것이다. 오늘 이 사진을 꺼내고나면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마음 펀하게 작업을 할 지 모르겠다. 내 스스로 그 시간을 기다린다. 알 수 없는 그 먹먹한 기다림의 시간. -마다가스카르에서, 지금은 청파동 [출처] 심장의 언어 |작성자 신미식 |2016.07.08 https://blog.naver.com/sapawind/220756890873
[에세이] 아이들의 미래(다답난민촌)
[에세이] 아이들의 미래(다답난민촌)
2014년 케냐에 있는 다답난민촌에 갔었다. 난민촌은 소말리아 국경 근처 사막지대에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바라본 사막은 척박함 그 자체였다. 그 척박한 사막에서 나라를 잃고 국적도 없는 난민들의 삶. 그들에게 희망은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 했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한참 꿈을 키워가야할 학생들에게 무엇을 이야기 해줘야 할까? 열심히 하면 미래가 보인다고? 꿈을 잃지 말고 간직하라고? 어쩌면 다 부질 없는 격려와 충고일지도 모른다.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장소를 옮길 때마다 무장 군인들의 경호를 받아야만 하고 숙소는 UN이 제공하는 안전가옥에서 지내야만 한다. 뜨거운 오후, 현지인의 안내로 찾아간 학교. 사막 한가운데 나무를 얽기설기 엵어 만든 것이 학교였다. 의자나 책상도 없어 맨 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어린 아이들.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 그리고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한시도 흐트러짐 없이 칠판을 응시하고 필기하는 아이들. 이들에게 미래는 무엇일까? 이 아이들에게 희망은 무엇일까? 답답한 마음을 억누르고 나오니 주변을 경계하는 군인이 옅은 미소를 보낸다.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던 아이들의 공부에 열중 하던 모습. 이제 그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갈 것이다. 다시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곳에 대한 바라봄. 막연히 그들의 안부를 묻는다. -케냐 [출처] 아이들의 미래(다답난민촌) |작성자 신미식 |2020.09.02 https://blog.naver.com/sapawind/222078458107
붉은 생명의 나라, 나미비아
붉은 생명의 나라, 나미비아
55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 아프리카 세번째 조각, 붉은 생명의 나라, 나미비아 ⓒ신미식 나미비아의 이름의 유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이며 붉은 색의 모래로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나미브 사막에서 왔다. 또한, 7개 이상의 부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미비아에서도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오밤보(Ovambo)족은 붉은 얼굴색을 자랑하기 때문에 나미비아 하면 붉은 사막과 붉은 얼굴들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신미식 아프리카 대륙 남쪽에 위치한 나미비아는 북쪽으로 잠비아, 남쪽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1884년 독일의 침략으로 식민 지배를 받다가 세계 1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하게 되면서 남아프리카 연방(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위임통치령이 되었다. 오랜 독립투쟁을 겪고 난 후인 1990년, 70년 간의 위임통치를 끝내고 독립을 달성하였다. ⓒPixabay 덥고 건조한 기후 덕에 사막과 고원이 발달하여 신비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데, 그 중 데드블레이(Deadvlei)가 유명하다. 마치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보이는 사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장소로 꼽히는 데드블레이에서 죽은 나무들을 촬영한 장면이다. 붉은 모래와 말라죽은 나무의 조화가 문득 그림처럼 보여 여행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서쪽으로 사막과 맞닿은 대서양의 경관으로 유명한 해골 해안(Skeleton Coast) 또한 서퍼들의 명소가 되었다. ⓒPixabay 대부분의 경제 인구가 관광업과 광업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 3위의 다이아몬드 생산국이며, 그 밖에 구리와 아연, 우라늄 등 다양한 자원이 매장된 자원강국이다. 한국에서도 나마비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나마비아 독립과 동시에 수교를 맺고 2000년대부터 풍력발전과 직업교육 기술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경제∙사회∙문화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신미식 2018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국가 재난 수준의 가뭄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2009년 세계 은행이 나미비아를 중상위 소득 국가로 분류하면서 개발 지원에 대한 접근이 감소된 추세이다. 그러나 나미비아는 계속적으로 국가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원 개발과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 교육 혁신과 기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UN SDG(지속가능개발목표) 국가 차원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신미식 2번 연속 식민지배를 겪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싸워 독립을 쟁취한 나미비아.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과 고원, 절벽지대가 펼쳐져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나미비아로 인내와 끈기를 배우러 가보는 건 어떨까?